본문 바로가기

독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겨울 추천 도서)

"강한 것이 살아 남았다"는 통념은 깨져야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다정하기 때문에 살아 남았던 것이다.

 

생물학 관점에서 '인간'이라는 종이 살아 남았던 이유를 탐닉하다.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의 정복자가 되기 이전에 인간은 총 5가지 종이 경쟁했다.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반인, 에렉투스, 하이델베르크인이 지구 곳곳에서 무리지어 살아가고 있었다. 작가는 이 경쟁자 사이에서 호모 사피엔가 최종 승리자가 된 것에 의문을 품고 있다. 번식이라는 유전자의 최종 목적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자연선택'에도 반드시 과화적 이유와 인과적 절차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상상력이 풍부한 독자라면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숨 쉬며 살아가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상생하고 있지만 몇 만년 전의 지구에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사뭇 다른 또 다른 영장류가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친화력이 곧 생존이다.

작가는 서로에게 적대적이지 않고 낯선 이에게 두려움을 덜 느끼는 '종'이 '자기가축화'를 통해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키워왔다고 주장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 보다 뇌 용량이 작았음에도 현생 인류의 조상이 되었던 이유는 그들이 서로에게 적대적이지 않고 협력과 소통을 통해 기술 혁신과 문화를 창출해 내었기 때문이다. 보다 큰 규모로 자기가축화된 호모 사피엔스가 모여서 다른 종들(네달데르탈인, 데니소반인, 에렉투스, 하이델베르크인)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진화 인류학을 전공한 두 작가는 기존 다윈의 '적자생존'에만 집중한 나머지 경쟁적 우월함(사냥 기술, 공격성, 천적 방어 기술 등)을 인류 진화에 중요한 요소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다양한 동물 실험을 거듭하면서 의사소통 능력과 친화력이 동물의 인지능력 발달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곧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인간(영장류) 다음으로 가장 성공한 개체 '개(dog)'

작가는 인류와 유전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개체인 '침팬치', '오랑우탄'과 같은 영장류를 대상으로 인지 능력의 향상에 영향을 끼치는 협력적 의사소통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다. 2개의 컵을 준비하여 하나에는 간식을 넣고 다른 하나는 비워 둔 상태를 만들고 실험자는 영장류에게 간식이 들어 있는 컵을 손으로 가리킨다. 이 실험의 요지는 피실험자인 영장류가 낯선 인간과의 협력적 의사소통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실험이다. 작가는 이 실험에서 영장류와의 협력적 의사소통이 불가함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키우던 개(오레오)를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거치는데 놀랍게도 개는 인간과 협력적 의사 소통이 가능한 개체로 확인되었다. 개가 침팬치 보다 뇌의 용량이 작고 흔히 말하는 IQ도 낮지만 개라는 개체에는 서로 의미를 유추할 수 있는 협력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능력이 인간이라는 종과 함께 생존해 올 수 있는 주요한 능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개의 조상인 늑대의 현재를 살펴 보면 과연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느다

그렇다면 현재의 인간은 왜 경쟁하는 걸까?

책의 중간까지 읽은 현재, 나에게는 위와 같은 의문이 든다. 왜 현대의 인간들은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는걸까? 우리가 살아 남은 까닭이 친화력에 있다면 지금의 우리는 왜 치열하게 경재하고 서로를 헐뜯고 있는 것일까? 하부 구조가 상부 구조를 결정한다고 했던 마르크스처럼 자본주의라는 경제 하부 구조 때문에 우리를 살아 남게 만들었던 친화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발휘되지 못하는 능력은 자연선택으로 퇴화되기 마련인데 우리를 살아 남게 만들었던 중요한 능력이 퇴화되고 있다면 결국 우리는 멸종하게 되지 않을까.

책 후반부에서는 현대 인간들에게 대한 실험과 검증이 나왔으면 한다. 우리가 왜 경쟁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될 수 있었으면 한다. 다정하게 살아가자. 우리 서로에게 다정하고 지구에게 다정하자. 어쩌면 미래의 인류는 지구와 협력적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인간 종만 살아 남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지금의 우리는 경쟁 종이 모두 사라졌다는 이유로 서로 협력적인 의사 소통을 할 이유가 없어진 까닭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