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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최은영 밝은 밤 완독 후기(북캉스 추천)

나의 뿌리를 찾는 방법


누구에게나 자신의 뿌리에서 안정을 느낀다


우리는 태어나서 다양한 집단과 소통하며 살아 간다. 소속된 집단의 문화에 따라 우리의 자아도 바뀐다.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이런한 사회현상을 '멀티 페르소나'라고 불렀다. 가면을 뜻하는 페르소나가 다수(멀티) 존재한다는 뜻을 갇는다. 필자는 직장을 다니면서 참는 문화에 익숙해졌다. 전통적인 기업이나 위계질서가 뚜렷한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면 공감할 것이다. 부당하고 왜 해야하는지 모르는 일도 그 집단에 속하기 위해 참아야 하는 마음들 말이다.

최은영 밝은 밤 완독까지 1달 정도 걸렸다.

주인공 '지연'의 마음에 공감한 나


소설 속 지연은 어린시절 언니를 잃은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이 가장 큰 엄마는 어린 지연이 언니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한 마음을 알아챈 아이는 그리워도 그립지 않은 척, 슬퍼도 슬프지 않은 척 내색하지 않는 방법을 택한다. 감정 스키마가 형성되어 유사한 상황에 마주쳤을 때 지연은 늘 참고 견디어 내는 행동을 보인다.
필자 또한 참는 습관이 스키마로 잡혀 있는 것 같다. 어쩌면 현재로선 체념의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내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나의 감정이 어떻든 감내하곤 한다.


감정 스키마(출처 : 정신의학 신문)

가장 편안한 내가 들어 나는 순간


바로 집과 가족이다.
퇴근을 하고 집 현관문을 열면 나는 굳이 가면을 쓰지 않는다. 가면  없이 나로 살아가는 시간이 시작된다. 나는 밥을 먹거나 맥주를 마시고 강의를 듣는다. 혹은 책을 읽거나 블로그 포스팅 원고를 작성한다. 그것이 단순하게 자유로운 시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집이라는 공간과 만났을 때 가족이라는 품에 안겼을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으나 행동하지 않는다. 지겨야할 삶의 규범과 서로를 위한 예의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에 걸맞는 가면을 만들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소설  속 주인공 지연은 남편의 외도에 분노했으나 분노하지 못했다. 이혼에 대한 사실을 숨긴 아버지는 지연을 흠이라고 생각했고 지연은 그의 말과 행동에서 분명히 느꼈으나 침묵했다.
지연은 희령에서 할머니를 만나고 할머니에게서 자신의 뿌리 증조할머니의 역사를 듣는다. 그녀의 삶에서 알 수 없는 위안을 얻는다. 그 애틋한 삶이 그녀를 편안히 잠들게 하고 두꺼운 가면을 벗게 만든다. 참지 않고 피하지 않게 만든다. 삶의 동력이 된다.

최은영 밝은 밤 완독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