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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밝은 밤-최은영 작가 신작 소설 추천(feat.힐링 도서)

최은영 작가의 소설을 선택하는 이유!

전작이 보여 주는 가슴 시린 따뜻함 때문이다!

최은영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내게 무해한 사람>이라는 소설이다. 2019년에 읽고 많은 위안을 얻었다. 사람 때문에 힘들었고 내가 선택한 직장 때문에도 힘들었다. 그 당시의 브런치를 다시 읽어 보니, 짧은 감상평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 당신은 참 힘들었다고 근데 우연히 이 책을 읽어서 위안이 되었다고, 책의 한 구절처럼 서른을 훌쩍 넘겼을 때 고작 소설책 하나로 위안을 얻었다는 것이 어린날의 유약한 감정 때문이라고 폄하할까봐 두려워 이렇게 쓴다.

아프지말고 자유롭게 살아가.

그게 우리가 사는 이유야."

 

최은영 작가의 소설에는 읽는 사람의 억누린 감정을 풀어내 소설 속의 인물과 함께 공유하게 해준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 외에도 <쇼코의 미소>도 읽었다. 그 때에도 역시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이 풀어 나가는 이야기에 공상과학이나 반전과 스릴이 넘치는 플롯은 없지만 사람이 살아 가는 이야기 속에서 따뜻함이 넘쳐 났다. 위로 받기 충분했다. 앞선  책은 단편집이었다면 이번에는  장편 소설이다. 최은영 작가의  장편 소설 <밝은 밤>이 출간된 것이다!

최은영작가소설집
최은영 작가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 <쇼코의 미소>

 

할머니가 들려주는 위대한 삶

필자는 할머니가 키워주셨다. 이것이  소설을 선택한  번째 이유가 되겠다. 최은영의 신작 소설 <밝은 밤>은 화자인 '나'가 회령이라는 지방 소도시로 내려가 10살  만나고 헤어진 친할머니를 우연히(?) 만나면서, 자신의 뿌리를 듣게 되는 소설이다. 뿌리라고 하면 전통적으로 집안의 비밀이나 신분 같은 것을 상상할 수도 있겠는데,  보다는 아주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서글프고 위대했던 누군가의 삶을 자신의 할머니를 통해 듣게 된다.

'전해 듣는다'는 설정은 전해지는 인물의 전대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화자는 자신의 얼굴이 엄마와 아빠 누구도 닮지 않았지만 할머니를 통해 자신이 증조할머니의 얼굴을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장의 사진을 시작으로 할머니는 자신의 뿌리인 증조할머니의 삶을 이야기해 준다.

 

밝은 밤
최은영 작가의 장편 소설 <밝은 밤>

할머니가 그리워지는 소설!

필자는 어머니 대신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았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아직도 거실에 할머니의 사진이 있다. 나이가 들었지만 사랑은 충만하셨고 몸을 아끼지 않고 희생했다. 손자가 나이가 드니, 귀찮을까봐 방문도 함부로 열지 않았고 부름도 줄어 들었다. 돌이켜 보면 넘치는 마음을 손자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속으로 되삼키신  같다. 최은영 작사의 <밝은 밤>에서도 할머니와 손자인 '나'가 재회하는 장면이 그런 마음을  담아 내고 있다.

 

 22년이 흐르고 화자인 '나'와 '할머니'가 만나는 장면인데,  인상 깊었다. 마치  알고 있었다는 할머니의 표정도 그렇고 손자가 혹시나 나와의 만남을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조심스럽게 다가간 것도 인상 깊었다. 마지막에 '오랜만이야'라고 답하는 모습도 필자의 할머니를 떠올리게 했다.

 

개인의 역사는 국가의 역사와 함께 흐른다. 그래서 계속 궁금하다.

이후 화자인 '나'와 할머니는 증조할머니의 삶을 조명하면서 소설을 이어 나간다. 증조할머니의 삶은 일제 강점기에서 시작된다. 아직 4부까지 밖에 읽지 못했으나 이후에는 할머니와 엄마의 인생도 함께 뒤섞이면서 갈등과 화해의 순간들이 다시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   같다.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현대 사회의 삶에 지쳐 있다면 최은영의 신작 <밝은 밤>을 읽으며 할머니의 따뜻한 밥상 같은 따뜻함을 느껴 보시길 추천한다. 최은영  장편 소설 <밝은 밤>

 

최은영 작가의 소설 밝은 밤
최은영 작가의 장편 소설 <밝은 밤> (출처 : 알라딘)